싸이코패스도 공감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공감은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지만, 모든 사람이 선천적으로 높은 공감 능력을 타고나는 것은 아닙니다. 싸이코패스가 그러한 실례이죠. 이들은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공감하는 능력이 없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공감능력을 학습을 통해 기를 수 있을까요?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타니아 징거(Tania Singer)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공감 능력이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의도적인 노력과 연습을 통해 발달할 수 있는 능력임을 증명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공감과 뇌의 변화: 미러링 실험
2000년대 초, 연구팀은 연인들을 모집하여 한 사람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고, 나머지 한 사람의 뇌를 MRI로 스캔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충격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연인의 고통을 보며 자신도 마치 고통을 경험하는 것처럼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인간이 타인의 감정을 거울처럼 반사하는 ‘미러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단순한 미러링이 아니라, 의도적인 훈련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따라 불교 승려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명상을 활용한 공감 훈련을 연구에 도입하였습니다.
공감 훈련: 메타(자애) 명상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메타(Metta) 명상’, 즉 자애 명상을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명상에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게 선의를 기원하고, 이후 가까운 가족과 친구, 낯선 사람, 심지어 싫어하는 사람에게까지 점진적으로 선의를 확장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단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인의 감정을 더욱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었고, 자신의 감정을 더 정교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MRI 촬영 결과 공감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확장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공감이 단순한 심리적 특성이 아니라,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을 통해 실제로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임을 보여줍니다.
공감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방법: 마인드셋 접근법
하지만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실마리는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의 ‘마인드셋’ 이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드웩은 인간의 지능과 능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공감도 연습을 통해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중 하나로, 심리학자 에리카 바이스(Erika Weisz)의 ‘펜팔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두 달 동안 펜팔을 하면서 공감에 대한 편지를 쓰게 하였습니다. 공감이란 기술이며 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편지를 쓴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공감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들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읽을 수 있었으며, 같은 시기 ‘지능’에 대한 편지를 썼던 학생들보다 대학 생활에서 더 많은 친구를 사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공감에 대한 믿음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현대 사회와 공감의 도전
현대 사회는 빠른 정보 흐름과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공감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온라인 소통이 증가하면서 직접적인 감정 교류가 줄어들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연구들은 공감 능력이 단순한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훈련과 노력을 통해 계발할 수 있는 기술임을 시사합니다. 명상을 포함한 의도적인 훈련, 공감 마인드셋을 강화하는 교육,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우리는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공감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협력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공감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것은 우리의 믿음과 노력입니다.
'보로리's 마음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절에 듣기 싫은 말 대처법 (0) | 2025.01.22 |
---|---|
왜 자꾸 남의 눈치를 보게 되는 걸까? (0) | 2025.01.20 |
아침에 일어났는데 우울해요. (0) | 2025.01.20 |
불면증, 이렇게 대처해보세요! (2) | 2025.01.17 |
친구에서 연인? 남사친의 고백이 불편한 이유는? (0) | 2025.01.17 |